왼손은 아는데 입은 모른다
1960년대, 캘리포니아 공대의 한 실험실. 한 남자가 화면 앞에 앉는다. 그는 심한 뇌전증을 앓았고, 발작을 멈추려고 큰 수술을 받은 참이었다. 좌뇌와 우뇌를 잇는 다리, 그러니까 뇌량(腦梁)을 외과의사가 통째로 끊어낸 것이다.
로저 스페리는 그 앞에서 실험을 시작한다. 환자의 왼쪽 시야에만, 숟가락 그림을 아주 잠깐 비춘다. 왼쪽 시야로 들어온 정보는 우뇌로 흘러간다.
"방금 무엇을 보셨습니까?" 환자는 대답하지 못한다. 말을 맡은 좌뇌는 그 그림을 아예 본 적이 없기 때문이다. 그런데 칸막이 뒤로 왼손을 뻗어보라고 하면 — 왼손은 우뇌가 움직인다 — 환자는 여러 물건 사이에서 정확히 숟가락을 집어낸다. 손은 아는데 입은 모르는 사람이 거기 있었다.
이 분리뇌 연구로 스페리는 1981년 노벨 생리의학상을 받았다(공동 수상). 그런데 바로 이 실험이, 반세기 동안 가장 많이 팔린 뇌 미신의 씨앗이 되고 만다. 사람들은 여기서 이런 결론을 끌어냈다. 좌뇌는 언어와 논리와 계산을 맡고, 우뇌는 이미지와 직관과 감성을 맡는다고. 그리고 한 걸음 더 나아가, 사람마저 둘로 갈랐다. 좌뇌형 인간과 우뇌형 인간. "나는 우뇌형이라 창의적이야."
특수한 뇌를 보고, 모든 뇌를 오해했다
이 미신의 함정은 한 가지 조건을 슬쩍 지워버린 데 있다. 스페리의 환자에게서 두 반구가 따로 논 이유는 딱 하나였다. 외과의사가 두 반구를 잇는 다리를 잘랐기 때문이다. 다리가 멀쩡한 보통 사람의 뇌에서는 이런 분리가 일어나지 않는다. 좌뇌와 우뇌는 약 2억 개의 신경섬유 다발로 이어져, 매 순간 서로에게 말을 건네고 있다.
물론 분업은 있다. 다만 그 분업이 무엇을 뜻하느냐가 문제다.
모든 인지기능은 좌·우뇌가 동시에 처리하지만 경쟁으로 혼란스러워지는 것을 피하기 위해 역할을 다르게 맡아 서로 보완하며 수행하는 것뿐이다.
— 브레인미디어, 「좌뇌형-우뇌형? 뇌는 이분법을 싫어해」
두 손을 떠올리면 이해가 쉽다. 신발 끈을 묶을 때, 왼손과 오른손은 서로 다른 일을 한다. 한 손은 고리를 잡고, 다른 손은 줄을 건다. 그렇다고 "나는 왼손형 인간이야"라고 말하는 사람은 없다. 역할을 나눈 건 둘이 부딪혀 엉키지 않게 하려는 설계일 뿐, 재능이 어디에 '사는지'를 그린 지도가 아니다. 창의성은 우뇌라는 방에 세 들지 않는다. 방과 방 사이, 정보가 오가는 길목에서 만들어진다.
1,011명의 뇌를 스캔한 뒤
이건 그럴듯한 비유로 하는 말이 아니다. 2013년, 유타대학의 닐슨 연구팀은 7세부터 29세까지 1,011명의 뇌를 기능적 MRI로 들여다봤다. 편안히 쉬고 있을 때의 뇌였다. 질문은 단순했다. 어떤 사람은 좌뇌 네트워크를, 어떤 사람은 우뇌 네트워크를 유독 더 많이 쓰는 — 그런 개인차가 정말 존재하는가.
답은, 없었다. 특정 기능이 한쪽 뇌에 쏠려 처리되는 '기능의 편측화'는 분명히 있었다. 하지만 한 사람이 통째로 좌뇌형이거나 우뇌형인 경우는 데이터 어디에도 나타나지 않았다. 언어를 좌뇌에서 더 많이 다룬다는 말과, 어떤 사람이 '좌뇌형 인간'이라는 말은 전혀 다른 이야기였다. 앞의 문장은 사실이고, 뒤의 문장은 그 사실의 오독이다.
그런데도 '우뇌형 인간'은 계속 팔린다
증거가 이토록 분명한데, 왜 이 말은 죽지 않을까. 유타 연구가 나온 지 13년이 지난 지금도, 서점에는 우뇌 계발서가 꽂혀 있다. 사교육 시장에는 '우뇌 학습법'이 있고, '우뇌형 인간' 자가진단 콘텐츠는 지금도 부지런히 소비된다. 과학이 "둘은 늘 함께 일한다"고 말할 때마다, 시장은 그 말을 "그래서 당신은 어느 쪽입니까?"로 번역해 되판다. 미신이 팔리는 이유는 틀려서가 아니라, 편해서다.
라벨은 두 가지를 한꺼번에 쥐여준다. 훈장 하나, 그리고 면제증 하나. "나는 우뇌형이라 창의적이야"라는 앞면 뒤에는, 늘 "그러니까 숫자나 논리, 꼼꼼함은 내 몫이 아니야"라는 뒷면이 붙어 있다.
분리뇌 환자는 외과의사의 칼이 다리를 끊었기에, 반쪽으로만 세상을 볼 수밖에 없었다. 그런데 "나는 우뇌형이야"라고 말하는 사람은, 멀쩡히 붙어 있는 다리를 두고도 말 한마디로 자기 절반을 출입 금지 구역으로 정해버린다. 굳이 차이를 찾자면, 환자에게는 선택지가 없었고 우리에게는 있다는 것뿐이다.
당신의 다리는 아직 끊기지 않았다
"나는 우뇌형이라 숫자가 약해."
이 말은 겸손처럼 들리지만, 사실은 문을 닫는 소리다. 유형은 타고난 것이라 바꿀 수 없고, 바꿀 수 없는 것에는 노력할 이유가 없다. 그렇게 스스로 나갈 문을 잠근다.
문장을 이렇게 바꿔보자. "나는 숫자를 아직 연습하지 않았다."
사실이 달라진 것은 없다. 여전히 숫자는 약하다. 하지만 이번에는 문이 열려 있다. 유형은 나에 대한 판결이지만, 연습은 아직 하지 않은 일일 뿐이다.

스페리의 환자와 당신 사이의 유일한 차이는 이것이다. 그 2억 가닥의 다리가, 당신 안에서는 아직 멀쩡히 붙어 있다는 것. 그걸 굳이 말 한마디로 끊어버릴 이유는 없다.
출처 · 참고
참고 문헌
- 노벨위원회 (1981). The Nobel Prize in Physiology or Medicine 1981 – Roger W. Sperry. https://www.nobelprize.org/prizes/medicine/1981/sperry/article/
- StatPearls, Fenlon LR 외 (2023). Neuroanatomy, Corpus Callosum. NCBI Bookshelf. https://www.ncbi.nlm.nih.gov/books/NBK448209/
- Nielsen JA, Zielinski BA, Ferguson MA, Lainhart JE, Anderson JS (2013). An Evaluation of the Left-Brain vs. Right-Brain Hypothesis with Resting State Functional Connectivity Magnetic Resonance Imaging. PLOS ONE. https://journals.plos.org/plosone/article?id=10.1371/journal.pone.0071275
- 브레인미디어. 좌뇌형-우뇌형? 뇌는 이분법을 싫어해. https://www.brainmedia.co.kr/BrainScience/115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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